자폐 대학생의 대학생활,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2026-09-08

자폐 대학생의 대학생활,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대학 전환, 적응, 졸업까지의 지원을 위한 안내서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옮겨가는 시기에는 많은 것이 한꺼번에 달라집니다. 정해진 시간표와 익숙한 지원이 줄어들고, 수업과 생활에서 스스로 챙겨야 할 일이 많아집니다. 자폐 학생에게는 이런 변화가 특히 낯설고 버겁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학생이 대학생활에 맞지 않는다는 뜻은 아닙니다. 무엇이 달라지는지 미리 알고, 새로운 환경을 익힐 시간을 충분히 가지며,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대학생활은 훨씬 수월해질 수 있습니다.


이 안내서는 자폐 대학생의 가족, 교수자, 장애학생지원 담당자 등 학생을 지원하는 사람들이 함께 참고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고등학교에서 대학으로 전환하는 시기, 대학생활에 익숙해지는 시기, 그리고 학위를 마칠 때까지 학업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 나누어 살펴봅니다.

학생마다 원하는 대학생활과 필요한 도움은 다릅니다. 먼저 학생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일은 직접 해보고 싶은지, 어떤 부분에서는 도움이 필요한지 물어보세요. 지원의 내용과 정도도 학생과 함께 정해야 합니다.


학생의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것은 모든 일을 혼자 해결하게 두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이 자신의 목표를 정하고 선택할 수 있으려면, 처음에는 선택지를 이해하고 필요한 도움을 알아보며 도움을 요청하는 과정에서도 지원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지원은 학생을 대신해 결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학생이 점차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는 힘을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지원자는 학생의 뜻과 선호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한 정보와 선택지를 제공하며, 지원의 내용과 정도도 학생과 함께 정해야 합니다.





1. 대학 전환을 돕는 방법

대학 전환은 입학을 준비하는 때부터 첫 학기 초반까지, 새로운 환경을 알아가고 자신에게 맞는 생활 방식을 만들어 가는 시기입니다.


1. 대학에 가면 무엇이 달라지는지 미리 알려주세요.

대학에서는 수업과 과제 일정을 직접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도 스스로 요청해야 하는 일이 많아집니다. “이제 대학생이니 알아서 해야 한다”고 하기보다, 새로 해야 할 일을 하나씩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함께 연습해 주세요. 통학이나 기숙사 생활처럼 수업 외에 달라지는 점도 미리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2. 개강 전에 대학생활을 직접 경험해 보게 해주세요.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캠퍼스를 둘러보고 실제 시간표에 맞춰 이동해 보면 낯선 느낌이 줄어듭니다. 학교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과 연락 방법을 미리 확인하고, 강의계획서를 읽거나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도 함께 연습해 볼 수 있습니다.


3. 학생에게 맞는 대학과 생활환경인지 함께 살펴보세요.

누구에게나 같은 대학과 생활 방식이 잘 맞는 것은 아닙니다. 학교의 크기와 분위기, 통학이나 주거에서 생길 수 있는 부담, 필요할 때 도움을 받기 쉬운지 등을 학생과 함께 살펴보세요. 학교를 정할 때는 주변의 기준보다 학생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공부할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4. 학생의 선택을 중심에 두고 필요한 도움을 함께 정해 주세요.

대학생이 되었다고 모든 일을 갑자기 혼자 하게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학생이 원하는 목표와 직접 해보고 싶은 일을 먼저 묻고, 어떤 부분에서 어느 정도의 도움이 필요한지 함께 정해 주세요. 필요한 도움을 스스로 설명하거나 찾기 어려운 경우에는 그 과정도 도울 수 있습니다. 다만 가족이나 대학이 학생의 뜻을 묻지 않고 대신 결정하거나, 지원을 받으려면 선택권을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다루어서는 안 됩니다.





2. 대학생활 적응을 돕는 방법

적응은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생활하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이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일상을 꾸리고, 필요할 때 도움을 받으며 대학생활을 이어갈 수 있으면 됩니다.


1. 수업 일정과 과제 내용을 미리 알 수 있게 해주세요.

학생이 언제 수업이 있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미리 알 수 있으면 대학생활을 계획하기가 쉬워집니다. 일정이나 수업 방식이 바뀌면 가능한 한 빨리 알려주세요. 교수자는 과제의 내용과 마감일을 글로 분명하게 안내하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누구에게 어떻게 물어볼 수 있는지도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2. 지원이 실제로 이루어지는지 확인해 주세요.

지원이 승인되었더라도 실제 수업이나 시험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기 초에 어떤 지원을 어떻게 제공할지 학생과 함께 확인해 주세요. 문제가 생겼을 때 학생이 혼자 여러 사람에게 같은 설명을 반복하거나 직접 설득하도록 두지 말고, 필요한 연락과 조정을 함께 도와야 합니다. 지금의 지원이 학생에게 맞지 않으면 학생의 의견을 들어 다시 조정할 수 있어야 합니다.


3. 진단 공개와 사람을 만나는 방식은 학생이 정하게 해주세요.

누구에게 자폐 진단을 알릴지, 학교에서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릴지는 학생이 정해야 합니다. 친구가 많거나 행사에 자주 참여한다고 해서 더 잘 적응한 것은 아닙니다. 학생이 원한다면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을 만날 기회를 마련할 수 있지만, 참여를 강요해서는 안 됩니다.


4. 감각적 부담을 줄이고, 상황이 바뀔 때마다 지원을 다시 살펴보세요.

소음이나 밝은 빛, 사람이 많은 공간은 학생을 쉽게 지치게 할 수 있습니다. 부담을 덜 수 있는 환경과 잠시 쉬어갈 방법을 학생과 함께 찾아보세요. 한 학기에 잘 적응했더라도 새 학기나 새로운 수업이 시작되면 필요한 도움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그때그때 다시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3. 학업을 끝까지 이어가 학위를 마칠 수 있도록 돕는 방법

학생이 학위를 마치려면 의지만으로 버티게 해서는 안 됩니다. 배우는 이유를 찾을 수 있고, 필요한 지원을 제때 받으며, 대학이 불필요한 어려움을 줄여줄 때 학업을 끝까지 이어가기 쉬워집니다.


1. 학생의 관심과 강점을 공부와 연결해 주세요.

자신이 좋아하거나 의미를 느끼는 내용을 배우는 것은 학업을 계속하는 큰 힘이 됩니다. 학생의 관심과 강점에 맞는 전공과 수업, 활동을 찾도록 도와주세요. 무엇을 잘하고 어떤 방식으로 배울 때 편한지 함께 알아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2. 대학에서의 배움이 앞으로의 삶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함께 찾아보세요.

지금 배우는 것이 학생이 원하는 일이나 삶과 어떻게 이어지는지 알면 대학을 다니는 이유가 더 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했다면 결정을 재촉하기보다 여러 가능성을 천천히 경험해 볼 기회를 주세요.


3. 학생이 버티도록 하기보다 대학이 장벽을 줄여야 합니다.

수업 안내가 모호하거나 필요한 지원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으면 학생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교수자와 대학은 자폐 학생의 필요를 이해하고, 지원이 담당자나 수업에 따라 달라지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이 같은 어려움을 계속 설명하지 않을 수 있도록 지원 부서와 교수자가 함께 움직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4. 과제를 자주 놓치거나 심하게 지치면 지원 방법을 바로 다시 살펴보세요.

과제를 자주 놓치거나 결석이 늘고, 지쳐서 일상생활까지 어려워진다면 현재의 수업 부담이나 지원 방법이 학생에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문제가 커질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학생에게 무엇이 가장 힘든지 물어보세요. 수강 부담이나 지원 방법을 조정하고, 필요하다면 잠시 쉬는 것도 검토할 수 있습니다. 목표는 무조건 버티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학위를 마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제때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학생이 되었으니 모든 일을 혼자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나, 도움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학생 대신 중요한 결정을 내리지 마세요. 학생이 무엇을 원하는지 묻지 않은 채 지원 계획을 정하거나, 도움을 받으려면 선택권을 포기해야 하는 것처럼 다루어서도 안 됩니다. 문제가 커진 뒤에야 지원을 시작하거나, 안내만 전달하고 실제 지원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지 않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진단 공개나 사회활동을 강요해서도 안 됩니다. 학생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노력 부족이나 미성숙함으로 보지 말고, 수업과 대학 환경에서 무엇이 학생을 어렵게 만드는지 먼저 살펴보세요. 학업을 이어갈 책임을 학생에게만 돌려서는 안 됩니다.





맺음말

자폐 학생이 대학으로 잘 전환하고, 자신에게 맞는 방식으로 대학생활에 익숙해지며, 원하는 목표를 향해 학업을 이어가려면 학생을 바꾸려고 하기보다 환경과 지원을 먼저 살펴야 합니다.


좋은 지원은 학생을 혼자 두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점차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필요한 도움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어떤 학생은 자신의 목표를 정하거나 필요한 지원을 판단하고 요청하는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지원자는 그 과정을 함께하되 학생 대신 결정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지원은 학생의 자율성과 선택권을 키우는 방향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 안내서는 미국의 4년제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휴학 중인 자폐 대학생 27명을 인터뷰한 두 질적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첫 번째 연구는 대학으로 전환하는 과정과 대학생활 적응을 살펴보았고, 두 번째 연구는 일상적인 대학생활 경험과 학위를 마칠 때까지 학업을 이어가려는 이유를 살펴보았습니다. 자세한 연구 내용은 아래 DOI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안내서는 모든 자폐 학생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지침이 아니므로, 학생 개인의 필요와 각 대학의 환경에 맞게 활용해야 합니다.


바탕이 된 연구

대학 전환과 적응에 관한 연구: Kim, S. Y., Crowley, S., & Bottema-Beutel, K. (2021). Autistic undergraduate students’ transition and adjustment to higher education institutions. Research in Autism Spectrum Disorders, 89, 101883. DOI: https://doi.org/10.1016/j.rasd.2021.101883

대학생활 경험과 학업 지속에 관한 연구: Kim, S. Y., LaPoint, S., & Bottema-Beutel, K. (2024). Autistic undergraduates’ experiences and intentions to persist in college. Journal of College Student Development, 65(6), 663–683. DOI: https://doi.org/10.1353/csd.2024.a944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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